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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농업은 종(種) 다양성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카를로 페트리니 국제슬로푸드협회장은 서울시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15 대안농정 대토론회’ 초청강연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이같이 말했다. 페트리니 회장은 슬로푸드 운동의 창시자이자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지구를 구할 50인의 영웅’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지나치게 생산성만을 강조하는 현재의 농업 시스템은 인류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100년 동안 전 세계 식물종의 75%가 단지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과거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을 예로 들며 종 다양성 상실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딱 한가지 종의 감자가 모든 식탁을 점령하고 있었던 1800년대 중후반 아일랜드에서 역병이 돌자 모든 감자밭이 파괴됐고, 그 결과 100만명 이상이 굶주려 죽었다. 그는 “당시 유럽인들은 다양한 감자종이 보존되고 있던 페루로 가서 다른 종을 가져온 뒤에야 다시 감자를 생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는 로컬농업의 확산을 제시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식생활에 활용하는 로컬푸드·로컬농업의 활성화를 통해 소농을 보호하고, 특정 지역에서 오랫동안 재배돼 온 토종종자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를로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미국·유럽의 파머스마켓이나 생활협동조합들을 활용해 농업인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지불(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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